준비단계에서부터 화제가 되었던 공연이다. 첫 제작발표 기자간담회 중계까지 지켜볼 정도로 나 역시 관심이 많았다. 반지 사이클을 2020년까지 올리는 프로젝트인데 연출이 아힘 프라이어다. 기자 간담회 당시 나왔던 캐스팅 역시 화려했다. 처음 홈페이지에 올라온 지휘자들은 에팅거 루이지 파파노라는 믿을 수 없는 조합이었다. 물론 진짜 믿을 수 없어서 문제였지만….

랄프 바이커트 지휘로 확정되니 오히려 프로젝트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며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발표된 가수진 역시 놀라운 수준이었다. 마르쿠스 아이헤, 미셸 브리트, 나디네 바이스만 같이 바이로이트급 가수들이 캐스팅됐다. 비중이 높다고 말하기엔 어려운 역할들에 이 정도 가수들이 캐스팅돼서 더 놀랐다. 


숟가락으로 떠먹기 전까지는 쌀밥을 먹을 수 있는지 두고봐야한다는 동화가 생각난다. 공연 예매를 일찌감치 했지만 막이 오르고 전주곡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좀처럼 믿기 어려웠다. 시간이 흐를수록 초기의 계획과 틀어지는 것이 보였다. 약속했던 티켓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책정됐고, 오케스트라 역시 바이로이트급 객원 6명이 보강된 프라임 필하모닉이 됐다. 



그렇게 라인골트의 날이 밝았다. 결국 기대치를 깨는 충격은 없었다. 예상을 뛰어넘게 좋은 순간들도 있었지만 충격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반대로 내가 이걸 왜 왔나 현자타임이 오는 공연도 아니었다.

공연에서 좋았던 순간들부터 꼽아보자. 전주곡 이후 작품을 개시하는 라인처녀의 삼중창은 상당히 완성도 높았다. 독일인 가수인  보글린데와 비교했을 때 벨군데와 플로스힐데의 딕션이 덜 명확한 것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흠잡을 곳 없이 훌륭한 노래였다.

가장 뛰어난 가수는 이견의 여지 없이 파졸트 역의 전승현 씨였다. 원래도 잘하는 줄 알고 있었지만 오늘 이렇게 들으니 말 그대로 압도적. 생각해보니 바이로이트에 가서 들었던 것을 빼면 한국에서 바그너를 부르는 걸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 우리나라 오페라 공연에서도 곧잘 출연하지만 바그너는 아마 처음일 듯 하다.

단순히 성량의 차이만 있는게 아니었다. 오늘 나온 가수 중 가사를 가장 잘 전달한 것은 물론이고 가사의 섬세한 감정까지 제대로 표현해냈다. 예컨데 파졸트가 발할라를 짓기 위해 프라이아 대가로 약속한 보탄을 비난하며 “Weibes Wonne zum Pfand”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Weibes를 순간적으로 아주 부드럽고 감정을 담아 뽑아내며 강조했다. 이 가사가 라인골트의 핵심을 보여주는 것이니 이런 가사 표현은 극을 이끌어가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모든 노래가 이와 같았으면 좋았겠지만 그렇진 않았다. 전반적으로 가수들이 상당히 괜찮았지만 바그너를 재밌게 만들어주는 다채로운 표현이 부족했다. 알베리히역의 세르게이 라이퍼쿠스는 처음에는 나이를 무색하게하는 목소리로 깜짝 놀랐지만 알베리히를 맛깔나게 표현하는 능력은 없었다. 3장과 4장의 알베리히 파트는 이 작품에서 간지를 담당하고 있는 부분이라 상당히 치명적인 아쉬움이었다. 마지막 저주 장면 까지 기대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결국 밋밋하게 끝나버렸다.


미메가 아쉬울 것 없이 캐릭터와 동화되어 입체적인 노래를 들려줬지만 로게 역은 아쉬웠다. 분명히 로게 특유의 여유 넘치게 노는 모습을 그리려는 노력은 있었지만 끝까지 닿지 못했다. 자신이 원하는대로 노래를 가지고 놀기에는 조금 버거워보였다. 아마 지휘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김동섭 씨의 보탄은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처음 등장하는 장면의 고음이라던가, 반지를 포기하고 프라이아를 부르는 Zu mir Freia 부분은 강렬했다. 프로 역의 탄젤 아키나벡은 무난하게 역할을 소화해냈고 에스더 리 단장의 프라이아는 예상 외로 괜찮았다.


마르쿠스 아이헤는 이름값 보단 조금 아쉬운 모습이었다. 원래도 강렬한 돈너를 부를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 평이한 노래라 아쉬움이 남는다. 마찬가지로 기대했던 미셸 브리트 역시 호평을 받기엔 부족했다. 노래의 프레이즈가 깔끔하게 이어지지 못하고 중간 음들이 제대로 들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둘다 좋아하는 가수고 더 기대를 했던 지라 아쉬웠다.


기대를 져버리지 않은 가수는 에르다 역의 나디네 바이스만이었다. 에르다를 비롯한 콘트랄토 역을 곧잘 맡는 가수로 바이마르 반지 영상이나 바이로이트 공연에서 봤었다. 대체로 부산한 느낌이 없잖아 있는 와중에 바이스만의 노래는 고결하며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제대로 만들어냈다.


오케스트라 역시 가수들 못지 않게 선방해주었다. 서울시향이 연주해도 부족한 점이 보이는 작품을 프라임필이 훌륭하게 해냈다. 테크닉적으로 완성하지 못한 부분들도 많았지만, 오케스트라가 해결해줘야 하는 부분은 확실하게 준비가 된 모습이었다.  2장 시작의 발할라 모티프나 거인이 등장하는 장면, 마지막 발할라 입성은 호른 객원을 고려하더라도 훌륭한 연주였다. 굳이 아쉬운 파트를 꼽자면 타악기였다. 1장 라인골트! 부분의 트라이앵글 롤이 조금 어색했고 3장 전주곡에서 니벨룽 모루 파트의 3:1:2 리듬이 앞쪽으로 쏠려 1:1 분할과 2:1 분할의 폴리리듬 느낌이 잘 살지 않았다. 오페라 전반적으로 니벨룽 리듬이 예리하지 못했던 것은 지휘자가 이 부분에 무심했던 영향도 있었을 테다.

4장 파졸트가 프라이아의 눈빛을 보는 장면에서 오보에 독주라던가, 에르다의 경고 때 현악기의 차분한 사운드는 인상적이었다. 트럼펫엔 아마도 바이로이트 객원이 없었을 텐데 큰 실수없이 라인 황금 모티프라던가 발할라 모티프 등을 연주한 것 역시 대단한 일이다. 3장 타른헬름 장면에서 저음 관악기의 활약 역시 좋았다. 

큰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걸 '자기 일' 처럼 생각하고 뛰어드는 사람이 많아야한다. 현실적으로 서울시향, 코리안 심포니, 경기필 등의 단체가 리허설을 위해 오랜 시간을 빼기 어렵다는 걸 고려할 때 프라임 필은 이 반지 프로젝트에 가장 적합한 단체가 아닐까 싶다. 반지 사이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프라임필은 국내 최초로 반지 전곡을 연주한 단체가 될 테다. 이건 단체 입장에서 유명한 가수 누구의 리사이틀을 반주했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프로필이다. 명예는 물론이고, 반지를 철저하게 리허설 하고 수회 공연한다면 단체의 연주력 향상에도 분명 큰 영향을 줄 테다. 이 파트너십이 다음 공연에도 계속될지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한 단체가 쭈욱 함께하며 독일 객원들에게 노하우를 전수 받으며 성장해나갈 수 있길 기대해본다. 그렇다면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공연사의 한 사건으로 기록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프라임 필하모닉의 성장이라는 오래남을 과실을 맺을 수 있을 테다. 


오케스트라가 선방한 데에는 지휘자 바이커트의 공도 클 것이다. 하지만 반주가 무난함을 벗어나지 못한 것도 바이커트의 과라고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안전지향적인 연주였고 흐름에 따라 관객이 기대하는 소리를 어느 정도 만들어줬지만 기대치를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어떤 점에서도 듣는 사람을 놀라게 하지 못 했다. 겔가 처럼 무성의한 연주는 아니었다. 게르기예프 따위에 비하면 프레이징을 만들어가는 모습도 있고 섬세한 터치도 꽤 있었다. 분명 라인골트의 음표들이고 순간순간 상당히 괜찮은 소리들이 나오기도 하고 목관의 사운드에서도 뉘앙스가 제대로 전달되는 편이었다. 하지만 극의 흐름을 능동적으로 만들어가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었다. 극을 이끌어가는 음악적 카리스마가 조금 부족했다. 결국 오늘 공연에서 가장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바이커트의 지휘가 좀더 흥미진진한 극을 만들지 못 했다는 점이 있을 테다. 

남은 4번의 공연 동안 지휘와 오케스트라가 어떻게 변할 지도 관건이 되겠다. 5일 연속 라인골트 연주라는 기괴한 일정을 오케스트라가 버틸 수 있을지, 그 와중에 지휘자 두명이 번갈아가며 맡는데 그것이 오케스트라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하다.


남은 것은 연출이다. 만하임 반지를 봤을때부터 프라이어 반지가 내 취향과는 거리가 있다는 걸 알았다. 나는 홀텐, 헤어하임, 체르냐코프 등 연극 위주의 연출가들을 좋아한다. 스테파노 포다 같은 디자이너 연출가는 내 취향이 아닌데, 프라이어야 말로 연출 무대 의상을 모두 직접 하는 디자이너 연출가다.


사실 프라이어가 연출하는 링이 올라온다고 했을 때, 내 취향에 안 맞는 것도 걱정이었지만 한국에서 잘 안 팔릴 연출이라는 점이 더 걱정이었다. 포다 같은 이탈리아 연출가들은 무대랑 의상이라도 깔끔하고 있어보이게 뽑아내는데 프라이어의 디자인은 있어보이는 것과 정 반대에 있지 않나.


하지만 직접 본 프라이어 연출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일단 만하임 반지를 통해 프라이어 연출에서 연극적으로 새로운 진행을 기대하면 안 된다라는 걸 알고 있던게 도움이 됐다. 작품을 보면서 특별하고 새로운 해석을 찾기보다는 무대 전반의 시각적인 구성, 그리고 세세한 상징들에 집중하니 훨씬 볼만 했다.

거장은 거장이구나라는 걸 느낀 게, 촌스러워 보이거나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도 있는 스타일이지만 조잡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4층에서 무대를 바라보고 있으면 무대 위에 견고한 하나의 세계가 있는 느낌이었다. 

내 기억으로 프라이어가 프로젝션을 자주 쓰는 걸 본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이번 연출에서는 꽤 적극적으로 썼다. 극 내내 전면 반투명 커튼을 사용해서 필요에 따라 그림을 투사했다. 그림 역시 의심의 여지없이 프라이어 본인이 완성했을 테다. 그렇게 시각적으로 통일된 스타일은 강력한 힘이 있었다. 반지를 만든다는 건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고 프라이어는 뚝심있게 해냈다. 프로젝터는 너무 과하지 않게, 필요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만 사용했다. 공간의 이동을 설명하는 것은 프로젝터 덕에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에르다가 무대 중앙 뒤편에서 등장할 때 강조선을 넣어준건 아주 효과적이었다. 작품의 시작과 끝에서 프로젝터를 활용한 것 역시 음악과 어우러져 극의 시작과 끝을 만들어내는데 특별한 효과를 주었다.


프라이어는 화가이기도 하지만 무대효과를 만드는데 있어서도 상당히 탁월한 연출가다. 세상을 상징하는 듯한 동그란 타원이 그려진 바닥 천을 상황에 맞게 흔들어 물결을 만드는 건 프라이어 다운 연출이었다. 아날로그적인 효과의 승리라고 해야하나.

당연한 거지만 만하임 반지에서도 보였던 연출 요소들이 이번에도 똑같이 등장했다. 1장에서 알베리히가 빨간 장미를 들고오는 것, 대놓고 눈이 그려진 보탄, 팔이 여러개 달린 로게, 중절모 모양의 타른헬름, 알베리히가 두꺼비로 변신할 때 미니 알베리히 인형이 나오는 것 등이 생각난다. 

그렇다고 만하임 반지의 재활용인 것은 아니다. 비교적 무대가 작은 만하임과 달리 이번 공연에선 예당의 스케일을 백분 활용하는 연출이었다. 1장 라인처녀의 동선이나 반짝이는 것으로 황금을 표현한 건 만하임 반지보다 훨씬 자연스러웠다. 알베리히가 사랑을 부정할 때 몸에 있는 모든 붉은천을 뽑아서 버리는 건, 사랑의 상징인 붉은 장미의 연장이었다. 이 붉은색이 반지의 저주나 피와 연결된다는 점 역시 흥미롭다. 조명의 변화 역시 훨씬 다채로운 편이었고 프로의 등장때 뒤에 무지개 배경이 나온 것은 프라이어 답지 않은 색채 활용이라 놀랐다. 재밌는 건 오히려 4장 무지개 다리 장면에선 그런 화사한 색깔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절모 타른헬름은 만하임에선 쓰는 사람의 얼굴을 모두 가렸지만 알베리히가 가면을 쓰고나온 덕에 머리 크기에 알맞는 정상적인 모자가 되었다. 중절모를 쓰고 채찍을 휘두르는 알베리히는 영락없는 산업혁명의 자본가였다. 마술사의 모자 같으면서 동시에 사람을 노동착취 자본가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 타른헬름의 디자인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만하임 반지에서 알베리히가 점점 히틀러를 닮아가게 표현했다면, 이번 공연에선 알베리히가 용으로 변신하는 대신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했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악당을 연상케 해주려는 친절한 장치였을까. 반지에 뱀이 똬리를 트는 설정은 만하임에서는 없었다. 

무대에서 '서울다운 것'이 있었다면 그의 이전 반지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거대한 철골 구조였을 테다. 만하임 반지에서도 라인의 처녀들이 돌아다닐 수 있는 높은 철골 장치가 있었지만 서울 공연처럼 하나의 건축물로 보긴 힘들었다. 4층에서 보느라 무대 뒤쪽에 높게 자리잡은 이 구조물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점은 아쉽다. 돈너나 프로가 그쪽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제대로 보기도 힘들었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국내단체 기획으로 국내 오케스트라가 이 정도 수준의 공연을 만들어냈다는 건 참 놀라운 일이다. 예술계, 특히 클래식계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은 요즘에 이런 공연을 제작하기 위해 누군가 발벗고 나서고 있다는 점은 관객 입장에선 행운과 같은 일이다. 갈 길도 멀고 고난도 많겠지만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나길 기원하고 응원한다.



잡설1.

프로그램북이 만오천원이다. 만원까지는 종종 봤지만 리브레토도 없는데 만오천원이라니. 처음엔 제꼈지만 공연을 다 보고나선 응원하는 의미에서 한 권 구입했다. 프로필 사진 새로 찍은 노력도 좋다만, 내용이 부실한 건 아쉽다. 특히 프라이어의 인터뷰 등이 대체로 그의 연출만큼이나 추상적인 것 역시 흥행이나 관객 교육 측면에서 썩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샤이보이가 만하임 반지 내지에 수록된 글을 번역해두었는데 이 쪽이 정보는 더 많은 것 같다. 

잡지사에서 프라이어를 인터뷰한 글이 두개, 새로 쓴 글이 유정우 씨와 유윤종 씨의 글 두개 뿐이다. 인물 소개에는 프리카가 돈너의 부인으로 돼있다. 비싼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내용이라도 더 알찼으면 어땠을까. 


잡설 2. 프로그램북을 사니 직원 분이 “보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인사말을 건넸다. 공연한 사람에게 “공연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도 썩 좋은 인사말은 아닌 것 같은데, 보시느라 수고했다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 보느라 “수고”까지 해야할 공연이면 공연에 좀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뭐 바그너 오페라 보는 건 사서 고생이다, 반지는 버티면서 보는거다 같은 자조적인 농담을 하곤 하지만, 공연 잘 보고나서 난 수고했다고 생각도 안 하는데 저런 말 듣는게 반갑진 않았다.


잡설3.

만하임 반지 박스를 들고가서 프라이어에게 사인을 조심스럽게 부탁드렸다. 큰 기대는 안 했던게 오른손을 못 쓰시는데 왼손에 꽃다발을 들고계셔 혹시 괜찮으시다면 하고 부탁드렸다. 그런데 왼손으로 펜을 잡으시더니 극중 벨중 남매 디자인인 늑대 그림을 그려주셨다!! 그저 오 마인 고트ㄷㄷ 당케 피엘 쉔을 외칠 뿐이었다. 글고보니 나도 너무 경황이 없어 공연 좋았다는 이야기도 제대로 못 한것 같다.. 


혹시나 제 리뷰가 만하임 때에 비해 연출에 너무 호의적인 것 같다면 이 귀중한 그림 싸인의 영향이 아예 없었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읍읍

프라이어님 항상 건강하시고 황혼까지 꼭 무탈하게 완성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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