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심포니 제184회 정기연주회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출연
최희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기간
2013.01.31
가격
-
글쓴이 평점  

최희준 씨의 취임 이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매년 말러를 올리고 있다. 2011년 취임 연주로 말러 5번을 올렸었고 2012년 1월에도 말러 2번을 공연했다. 5번과 2번에 이어서 다른 곡도 아닌 6번을 한다는 건 곧바로 여러 커뮤니티에서 화재가 되었다. 통상적으로 자주 연주되는 말러 교향곡은 1번과 5번, 그리고 2번이다. 6번의 경우 5관 편성이라는 부담에 카우벨, 해머 등을 비롯한 여러 타악기가 나온다는 점이 연주를 곤란하게 한다.


코리안 심포니는 예술의 전당 상주 오케스트라이자 국립 오페라단, 국립 발레단의 반주를 맡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이런 반주 공연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코리안 심포니의 연간 연주횟수는 상당히 많은 편이다. 하지만 그 중 정기 연주회의 비중은 매우 적은데, 올해에도 6번의 정기 연주회와 3번의 특별 연주회가 잡혀있다. 작년에 이어서 1월 달에 말러를 올리는 것은 공립 단체들이 예산 집행이 되지 않아 공연 비수기라고 할 수 있는 연초가 오히려 코리안 심포니에게 유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국립 오페라단이나 발레단의 공연이 시작되면 자신들의 정기 연주회에 제대로 집중하기 어렵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작년 연말에도 오후에 최희준 씨와 박쥐를 공연하고 저녁에 이윤국 씨와 베토벤 9번을 연주했었다. 박쥐의 반주는 조금 아쉬웠지만 그날 베토벤 9번은 상당히 놀랍고 재밌는 연주였는데, 이렇게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는 게 상당히 무리였을 테다.


말러 6번은 안단테 - 스케르초 순서로 연주됐다. 처음 말러 6번을 레코딩으로 접했을 때 스케르초-안단테 순서로 들었는데 1악장과 2악장의 분위기가 비슷하여 연달아 듣는 것이 어색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나는 안단테-스케르초 순서를 선호한다. 선호하는 말러 지휘자인 아바도와 래틀이 안단테-스케르초로 연주하기 때문에 이런 선호가 굳어진 것도 있다. 


연주는 기대한 것에 비해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1악장의 시작은 좋았으나 용두사미가 되었다. 주제의 시작이나 클라이막스 등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앙상블이 느껴졌지만 집중력이 떨어지는 곳이 곳곳에 있었다. 4악장 도입부에서는 관악기 주자들이 체력적으로 부담이 온 것 같았다. 타악기, 특히 심벌즈는 시종일관 강렬하게 때려서 귀에 거슬렸다. 반대로 첼레스타는 소리가 명확히 들리지 않아 신비로운 음색을 더하는 데 아쉬움이 남았다. 해머는 두 번만 타격했지만 두 번 모두 음량의 변화 없이 포르티시모로 연주했다. 템포는 전반적으로 빨랐는데, 1,4악장에서는 나쁘지 않았지만 안단테 악장에서는 여유가 부족한 모습이었다. 요람 모티브가 나올 때, 보통 자연스럽게 느려지고 편안하게 연주하게 되기 마련일 텐데 의도적으로 템포를 재촉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이 남았지만 꽤 나쁘지 않은 말러 6번 이었다고 생각한다. 곳곳에 괜찮은 부분들이 많이 있었고 분명 말러 6번만의 매력을 발산한 부분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코리안 심포니의 예산을 고려했을 때 이런 대규모 편성의 곡을 올린다는 것이 상당한 무리가 됐을 거고, 단원들 실력의 한계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는걸 고려하면 꽤 만족스러운 연주였다. 최희준 씨는 자신의 해석을 입히는 것보다는 오케스트라의 앙상블을 맞추는데 초점을 맞춘 듯 보였다.


최희준 씨의 취임 이후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최희준 씨 취임 이전의 코심은 '오케스트라로도 안 본다' 라고 말할 수준이었다는 데 동의했다. 최희준 씨 취임 후 아직 2년도 채 되지 않아 코리안 심포니의 정기 연주회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것만으로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3월 달에 있을 바그너와 브람스는 최희준 씨가 실력을 발휘하기에 상당히 적합할 것 같아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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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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