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원문

Vowel-pitch matching in Wagner’s operas: Implications for intelligibility and ease of singing 

John Smith and Joe Wolfe

School of Physics, 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Sydney, New South Wales 2052, Australia john.smith@unsw.edu.au 



한줄 요약: 바그너는 소프라노가 고음을 편하고 정확하게 노래하도록 고음에는 a와 같이 열린 모음을 훨씬 많이 썼다. 


다른 논문을 찾다가 어쩌다 찾게된 논문인데 연구결과가 상당히 흥미롭다.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노래를 할때 모음에 따라서 각각 크게 울리는 주파수 영역대(포먼트)가 존재한다. 이게 노래하려는 음고와 비슷하면 소리를 쉽게 낼 수 있다. 반대로 모음의 포먼트와 실제 노래 음고와 차이가 크면 포먼트를 바꿔서 소리를 내게되고, 이 경우에 모음의 발음이 부정확해지게 된다. 

기욤 텔 리뷰에서 Amis, amis, secondez ma vengence를 언급했는데, 여기 나오는 하이 C가 프랑스어로는 gui에 걸려있고 이탈리아어로는 guglielmo 에서 e에 걸려 있어 이탈리아어가 조금 더 유리하다는 이야기를 읽었는데 결국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프랑스어로 부를 때 가사를 좀 바꿔서 하이 C를 더 편한 모음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 연구는 오페라 작곡가들이 과연 이 점을 고려하여 곡을 썼냐를 분석한 것이다. 비교 대상은 모차르트 돈조 소프라노들, 코지의 피오르딜리지, 로시니 이발사의 (아마도) 로지나와 베르타, 슈트라우스 장미의 조피, 그리고 바그너의 브륀힐데와 이졸데이다. 4분음표 이상, 느린 곡의 8분 음표 이상만 분석 대상에 포함했다고 한다. 


분석 결과 바그너의 경우 모음의 음고별 등장 빈도수를 보았을 때 모음의 포먼트 영역과 비교적 일치하며 다른 작곡가는 그런거 없다. 


아래 그림은 모두 논문에서 가져왔다. 


왼쪽 바그너를 보면 closed와 closed-mid 모음은 저음역대에서 더 많이 등장하고 open 모음은 고음에서 훨씬 더 많이 등장한다. 고음의 절반 이상은 open 모음(a 혹은 ä) 인 것이다. 반면 모차르트의 피오르딜리지는 딱히 그런 모습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모음의 포먼트와 해당 모음의 노래 음고의 연관성을 감마로 표현했다. 바그너 오페라만 유독 open 모음이 고음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알슈 조차 큰 연관성을 보이진 않는다.


푸치니나 알슈의 다른 작품이 포함되었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여튼 이 연구를 통해 바그너가 소프라노 고음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걸 알 수 있다. 사실 이건 작곡과 작사를 혼자 다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음악적으로 고음이 꼭 필요할 때 다른 작곡가는 별다른 방법이 없겠지만 바그너는 그냥 가사를 적당한 단어로 바꾸면 되니까 말이다. 그래도 가수에게 가장 살인적인 작곡가라고 여겨지는 바그너가 실은 가수를 이렇게 배려했다는 점은 상당히 흥미롭다. 음 어쩌면 가수를 배려한게 아니라 그냥 가수들이 모음을 마음대로 바꿔서 가사가 제대로 안들리는 걸 더 걱정했을 것 같긴 하다.


논문에선 바그너의 소프라노들이 Tristan, Liebe, Siegmund, Siegfried, Sieglinde 과 같이 극적으로 중요한 단어를 닫힌 모음인 i로 불러야한다는 점이 이 연관성에서 불리하지만 전체적으로 감마 분포를 큰 변화를 주진 않는다는 소소한 분석도 포함돼있다.




'연구 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형적 매력이 성악 평가에 미치는 영향  (2) 2017.03.24
블로그 이미지

D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