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몰아쓰는 후기. 

플로레스와 마차이제가 주역으로 나오는 캐스팅. 

플로레스: 그래도 고음 원툴 하나는 확실한 가수였는데 나이 들면서 예전의 음색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다른 장점이 워낙 없다는 걸 느끼게 된 공연. 아 퓌예 퓌예 부르는데 비야손 전성기가 그립더라. 이제 베르터를 비롯해 점점 감정적으로 격한 배역들을 노래하는 것 같은데 그만한 표현력이 뒷받침 되지 못했다.

마차이제: 그냥 뭐 미스터 네트렙코의 여자 버전을 듣는 것 같았다. 들쭉날쭉한 음색, 정리되지 않은 프레이징. 뭐 어디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을 발견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마차이제가 도대체 왜 유명해졌지?

그나마 가수진 중엔 역시 에뢰트가 안정적으로 맡은 배역을 잘 소화해냈다.

가장 빛났던 건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프레데릭 샤슬랭의 지휘. 낮에 얀손스가 지휘하는 빈필 연주를 듣고 무언가 답답하고 아쉬운 것들이 남았는데 샤슬랭은 통제하는 것 없이 거리낌 없이 음악을 쭉쭉 흘러가게 했고 오케 역시 생동감 넘치게 따라와줬다. 빈 슈타츠오퍼에서 공무원급으로 자주 지휘를 맡는 오페라 전문 지휘자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이 괜히 공무원 되는게 아니구나 싶었다.

연출은 그냥저냥 특별한 건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무대가 워낙 안보이는 자리기도 했고 특별히 궁금증을 만들어내는 연출도 아니었다. 내 자리가 박스석 안쪽이었는데, 박스석 2열은 거의 대부분 아주 강력한 수준의 시야 장애석이며 음향 장애석이다. 일어서서 보이면 꽤 많이 보였기 때문에 옆 뒷사람 눈치 좀 보면서 그냥 몇십분씩 서서 봤다. 가격이 싼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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