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토크 - 루마니아 민속 춤곡

바르토크/세케이 - 루마니아 민속 춤곡

바르토크가 음악사에서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바로 민속 음악에 대한 그의 열성적인 연구였다. 바르토크는 그 당시 새롭게 개발된 녹음기술들을 이용해 서양 기보법으로 분석할 수 없는 독특한 민속 음악들의 특징들을 기록할 수 있었다. 1915년에 작곡된 피아노를 위한 루마니아 민속 춤곡도 그러한 민속 음악을 차용한 작품이다. 헝가리의 민속 음악을 사용한 작곡가로는 이미 리스트나 브람스 같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바르토크는 보다 더 정확하게 민속 음악의 선율적, 리듬적 특징들을 활용하였다. 이 곡은 6개의 짧은 악장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래 피아노 독주를 위한 작품이었으며 2년 뒤에 바르토크가 직접 소규모 관현악을 위해 편곡했다. 이 곡을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작품으로 편곡한 것은 헝가리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졸탄 세케이이다. 세케이는 바르토크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을 의뢰하였으며 이 곡을 헌정 받고 초연까지 하였다. 세케이는 이 작품에서 단순히 악기만 바꾼 것이 아니라 바이올린의 특색을 살리기 위한 이조나 주법 변화, 마디의 반복 혹은 추가 등의 세부적인 변화도 주었다.

이 곡의 독특한 분위기는 바로 우리가 서양음악의 장조/단조에서 찾아볼 수 없는 선법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각 악장들마다 도리안, 믹소리디안, 에오리디안, 리디안 선법 등을 사용하였다. 각 악장이 1분 내외로 짧고 전체 곡도 6분 정도인데다 각 악장들의 템포나 주법이 크게 차이가 있어 곡의 분위기가 빠르게 변한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세케이의 편곡판은 피아노 독주에 비해서는 음색의 변화로 인해 민속 음악의 분위기가 한층 더 잘 살아있다는 장점이 있고 관현악 판본에 비하면 독주 악기인 바이올린의 화려한 기교가 훨씬 돋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하모닉스, 더블 스톱, 살탄도와 같은 다양한 주법을 활용한 바이올린의 독주로 표현되는 민속 음악 특유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