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토 베르디의 가면무도회.


수지 오페라단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아 슬슬 예습하고 있는 중이다. 마침 리카르도 역에는 둘다 프란체스코 멜리가 캐스팅 됐다.


투토 베르디를 구입할 때 각각의 캐스팅에 대해 별 조사를 하지 않고 무작정 구입했는데, 막상 뜯어보니 기대했던 것보다 캐스팅이 훨씬 수준급이다. 가면무도회 역시 마찬가지인데, 잔루이지 젤메티의 지휘에 멜리와 최근 스칼라 아이다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 크리스틴 루이스가 출연한다. 투토 베르디에 자주 등장하는 바리톤인 블라디미르 스토야노프Vladimir Stoyanov 역시 뛰어나다. 


멜리의 가창은 말할 것도 없이 최고다. 2014년 잘츠부르크 일 트로바토레를 직접 봤었는데, 그 때 들려주었던 디 퀠라 피라는 비록 하이 C를 망쳤지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연이었다. 리릭 테너에서 시작해 스핀토로 확장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는데 목소리가 두터워 리릭보다는 스핀토에 어울린다. 좋은 목소리 뿐만 아니라 완급조절이나 프레이징도 뛰어나다.


루이스와 스토야노브 역시 안정적이고 무난한 노래를 들려준다.


더 인상깊었던 건 오스카 역의 세레나 감베로니Serena Gamberoni 였다. 오스카의 노래가 활기차고 귀에 더 친숙한 것도 있겠지만 기교적으로 까다로운 부분을 전혀 어렵지 않게 물흐르듯 소화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잔루이지 젤메티의 지휘는 이 작품의 유쾌한 면들을 더 잘 살려냈다. 전체적으로 너무 무겁지 않게 조금은 경쾌한 흐름을 만들어낸다. 


연출은 전형적인 이탈리아 스타일이다.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의상, 넓은 공간감의 무대, 전통적인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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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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