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벨 파우스트 & 알렉산더 멜니코프 듀오

장소
LG아트센터
출연
알렉산더 멜니코프, 이자벨 파우스트
기간
2012.06.24
가격
R석 70,000원, S석 50,000원, A석 30,000원


2012년 6월 24일 일요일 17시

LG아트센터

바이올린 : 이사벨 파우스트

피아노 : 알렉산더 멜니코프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4번

베버 6개의 단계적 바이올린 소나타 중 3번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봄'


베버 6개의 단계적 바이올린 소나타 중 4번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

(앵콜 : 존 케이지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녹턴,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8번 3악장)


파우스트의 경우 최근 아바도와의 음반 작업, 그리고 베를린필 디지털 콘서트홀을 통해 연주를 듣게 되면서 꼭 한번 실연으로 보고 싶은 연주자였습니다. 아쉽게도 이날 토익 시험을 응시하게되어 못 보러가나 하고 있었는데, 시험이 점심이면 끝난다는 사실을 알고 부랴부랴 예매해서 보게되었습니다.


파우스트와 멜니코프 듀오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그것도 가장 유명한 5번과 9번을 포함하였으니 놓칠 수 없는 공연이었지요. 프로그램은 상당히 알차게 구성되어있었는데,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3곡만으로도 충분한 구성이었지만 거기에 베버의 짤막한 소나타 두 개가 곁들여져 있었습니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4번을 제대로 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특히 피아노의 비중이 높기 마련인데 그런 면에서 멜니코프의 반주가 매우 돋보였습니다. 2악장의 경우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교차가 계속되는 악장인데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프레이징을 보여주었습니다. 3악장에서는 순간적인 폭발력도 보여주었구요. 계속해서 집중하지 않을 수 없는 연주였습니다. 


베버의 소나타 두 작품은 각각 1,2부에 연주되었는데 가볍고 발랄한 느낌의 소품곡이었습니다. 그 당시 '오락 음악'이 어떤 성격이었는지 잘 알 수 있는 작품이었는데 단순하며 친숙한 음악성 때문에 처음듣는 작품이에도 기분 좋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찾아서 발표하는 것도 연주자들에겐 중요한 일이죠. 가벼운 음악으로만 남을 수 있었던 베버의 작품에 생기를 더해준 연주였습니다.


소나타 5번의 도입부는 이젠 누구에게나 친숙할 정도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저 또한 자주 듣는 작품이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연주가 가능할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깨질 것 같은, 꿈 속의 풍경 같이 아름답고 정지된 시간과 같은 순간이랄까요. 파우스트와 멜니코프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음색에 아주 약간의 아고긱으로 프레이징이 완성되면서 놀라운 효과를 만들어냈습니다. 파우스트의 시대연주적 접근은 5번에서 특히 빛을 발했는데 절제된 비브라토 덕택에 밝고 선명한 음색이 작품에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크로이처 소나타의 경우 1악장을 아주 강렬하게 밀어 붙였습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약간 어긋나는 부분도 있었지만 서로 한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대화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전까지 파우스트의 연주가 정제되있고 부드러운 편이었다면 크로이처에서는 거친 감정을 전혀 숨기지 않았습니다. 2악장의 변주도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대화를 듣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다만 3악장에서는 뭔가 밋밋하지 않았나 조금 아쉬웠습니다.


앵콜로는 존 케이지의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녹턴을 먼저 연주했는데, 의외의 독특한 선곡이었습니다. 정규 프로그램으로도 듣기 힘듣곡을 앵콜로 듣게 된 셈이니 집중해서 들었네요. 그 다음 앵콜은 경쾌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8번 3악장이었습니다.

관람을 조금 급하게 결정하여 별로 준비를 못하고 갔지만 놓쳤더라면 정말 아쉬워할만 한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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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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