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의 비르투오소 시리즈 Ⅲ
- 장소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 출연
- 한누 린투, 채재일, 서울시립교향악단
- 기간
- 2012.06.29
- 가격
- R석 60,000원, S석 40,000원, A석 30,000원, B석 10,000원
2012년 6월 29일 금요일 20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지휘 : 한누 린투
닐센 헬리오스 서곡
코플랜드 클라리넷 협주곡 (클라리넷 : 채재일)
(앵콜 : 구노 아베 마리아 (클라리넷 + 현악사중주 편곡))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작년에 시즌 프로그램이 공개되었을 때 부터 채재일 씨의 클라리넷 협주곡은 굉장히 기대가 큰 공연이었습니다. 일단 흔하게 볼 수 없는 작품인데다 서울시향 목관 수석진의 독주를 항상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채재일 씨는 대전 예당에서도 아침을 여는 클래식 시리즈로 앙상블홀에서 독주회를 가졌었는데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기획공연이었지만 채재일 씨 독주회라는 소리에 몇 자리 남지도 않은 좌석을 급히 예매해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 풀랑 소나타를 비롯해 굉장히 난이도 있는 작품들을 짧은 해설과 함께 연주하였는데 정말 인상깊은 독주회였습니다.
서곡이었던 닐센 헬리오스 서곡또한 상당히 기대가 큰 작품이었습니다. 아마 실연으로 처음 접해본 닐센의 작품이었는데 처음 듣는 순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거든요. 이번 서울시향의 연주 또한 일품이었습니다. 지휘자 한누 린투는 서곡과 교향곡을 암보로 지휘했는데 닐센에서의 섬세한 표현력이 돋보였습니다. 헬리오스 서곡은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 처럼 일출부터 일몰까지 이어지는 풍경을 묘사한 작품인데 그러한 감정들이 조급하지 않은 템포로 잘 표현되었습니다.
코플랜드 협주곡은 1악장의 코플랜드 특유의 고요한 멜로디와 2악장의 재즈 분위기가 효과적으로 대조되었습니다. 긴 호흡에 쉴 새 없이 나오는 도약에도 전혀 기교적 어려움을 겪지 않는 듯 편한 연주였습니다. 채재일 씨의 실력은 말러 시리즈를 비롯해 환상 교향곡 등 기교적으로 어려운 관현악곡에서 항상 빛 났는데, 협연자로서도 역시 손색이 없었습니다. 오케스트라의 경우 2악장의 반주는 매우 까다로워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무리없이 잘 맞추는 모습이었습니다. 한누 린투 또한 헬리오스 서곡 때의 근엄한 모습 대신 흥겨운 재즈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듯이 보였습니다. 협주곡 만큼 앵콜 또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채재일 씨의 커튼콜이 이어지는 중간에 첼로 객원수석인 루이지 피오바노가 조율을 확인하길래, 어라?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협연자가 바흐 C장조 프렐류드를 연주하며 들어왔습니다. 처음에는 첼로 수석이 여기에 구노의 아베 마리아 선율을 얹고, 뒤이어 악장 웨인 린씨가 들어오고 마지막에는 현악 수석 4명과 협연자가 함께하는 앵콜이 되었습니다. 채재일 씨는 바흐의 단순한 아르페지오를 반복할 뿐이었지만 섬세한 프레이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만족스러웠던 1부와 반대로 2부의 시벨리우스 2번은 약간 실망이 남습니다. 최근 들어서 서울시향의 합주력에 실망한 적은 거의 없었는데, 이번 만큼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4악장에서 트럼펫의 확연한 실수를 제외하고서라도, 전체적으로 현과 관이 이처럼 조금씩 엇나가며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으니까요. 린투는 이 곡을 굉장히 감정 기복이 넘치는 모습으로 해석해냈는데, 특히 4악장에서의 폭발력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마지막에는 곡의 매력을 한 껏 살리는 연주로 완성시킬 수 있었지요. 앙상블 측면에서만 조금 더 나았더라도 훨씬 좋은 공연이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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