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음악회
2012년 7월 2일 월요일 19시 30분
광주 문화예술회관
베를린 필하모닉 브라스 앙상블
프로그램
앵콜 : 아리랑 편곡, 쇼스타코비치 재즈 왈츠 2번, ? - 차르다시
작년 샤론 캄 공연을 로비에서 지켜보며 다음에는 꼭 이건 음악회에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행히 이번에는 추첨 기간을 놓치지 않았고 베를린 필하모닉 브라스 앙상블의 멋진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에 나오는 대부분의 곡은 제가 처음 들어보는 곡들이었고, 이처럼 브라스 앙상블의 공연을 보는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제가 평소에 너무나 좋아하던 베를린필 연주자들의 독주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에 감상의 초점이 맞춰졌지요. 그들의 독주 하나하나가 모두 경탄을 자아낼만한 연주였습니다. 특히 두 트럼펫 수석 타코비와 벨렌차이는 입이 벌어질 정도의 기교를 뽐냈습니다. 베를린필 브라스 앙상블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라면 세계 최고의 호른 주자 중 사라 윌리스만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인데, 중간중간 간혹 나오는 호른 독주에서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해주었습니다. 작년 내한 때 솔로를 많이 연주한 슈테판 도르가 아쉽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아무래도 2부의 재즈, 탱고 풍의 음악보단 1부에 연주한 핸델, 바흐, 다울랜드, 베버 등이 더 만족 스러웠습니다. 음색의 한계가 어느정도 있었지만 통일된 금관의 색깔은 분명 독특한 묘미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앵콜로 연주한 아리랑 편곡이었습니다. 이 편곡을 위해 공모를 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이렇게 흥미로운 변주곡일 줄은 몰랐습니다. 아리랑 선율을 그저 각각의 악기로 분배한 정도만을 떠올렸지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우리가 아는 온전한 형태의 아리랑 선율은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리듬이나 조성을 달리해서 등장하는데, 중간에 나온 호른 독주는 특히 가장 감동적인 부분으로 꼽을만 했습니다.
이건음악회가 우리나라 메세나 활동에 얼마나 긍정적이고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인지에 관한 이야기는 따로 글을 써도 부족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 6번의 공연 기획으로 얼마나 많은 돈이 지출되었는지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그로 인해 얻는 이익도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많은 공연을 보러다녔고 수많은 후원 기업들이 있었지만 이건 만큼 확실하게 좋은 이미지가 생긴 곳은 별로 없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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