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트라우스 - 다나에의 사랑 (2016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기대 이하.

머리에 기억이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분명 기대를 하고 본 작품이다. <다나에의 사랑>을 처음 도이체오퍼 베를린 영상으로 보았을 때 부터 2016년 잘츠부르크 공연이 영상으로 나오길 기대했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알비스 헤르마니스Alvis Hermanis가 연출하고 디자인한 무대는 도이체 오퍼에 비하면 신비함이나 작품 특유의 금빛 광휘를 느끼기 어려웠다. 별다른 인상도 없어서, 오히려 2년 전에 본 도이체 오퍼 공연 영상이 머리 속에 더 선명하게 남아있다. 메시지도 분명하지 않고 그렇다고 이야기를 충실히 꾸며주는 것도 아니다. 이도저도 아닌 연출이 된 것 같다.

기억도 안나는 공연에 대해서 리뷰를 꾸역꾸역 남기자니 이것도 고달프다. 토마시 코니에츠니에 대한 팬심으로 괜찮게 봤을 법 한데 강렬한 한방이 없었다. 일단 미다스 역을 맡은 게르하르트 지겔Gerhard Siegel은 미메에 어울리는 목소리지 미다스 같은 헬덴 테너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괴로웠다. 타이틀 롤을 맡은 크라시미라 스토야노바는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벨저뫼스트가 지휘를 맡았다. 벨뫼의 특성 상 야릇하고 감미로운 슈트라우스를 뽑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본인은 슈트라우스에 상당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오히려 바그너가 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슈트라우스의 복잡한 스코어를 이끌고 나가는 능력은 탁월하지만 슈트라우스 오페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잘 살려내는 쪽이 부족하다고 해야할까.